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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음만 자랑하면 떨어집니다 — 보컬 입시, 심사위원은 벌스부터 듣습니다

2026. 11. 03읽는 데 약 3분부천경희실용음악학원

보컬 입시생의 실기를 듣다 보면 자주 보는 모습이 있습니다. 첫 소절은 불안하게 흘려보내고, 후렴에 들어가는 순간 «이만큼 올라갑니다» 하고 고음을 터뜨립니다. 본인은 거기서 승부를 걸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듣는 쪽에서는 그 대목이 가장 듣기 힘든 순간이 되기도 합니다.

왜 고음에 매달리게 될까

노래를 시작한 계기를 물어보면 대부분 비슷합니다. 노래방에서, 장기자랑에서 «노래 잘한다»는 말을 듣고 한번 해 봐야겠다고 마음먹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고음이 시원하게 올라가면 노래를 잘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기준이 거기에 맞춰진 채로 입시를 준비하게 됩니다.

고음이 나쁜 게 아닙니다

단단한 저음부터 차근차근 쌓아 올려서 자연스럽게 터지는 고음이라면 당연히 장점입니다. 문제는 앞뒤 없이 «저 고음 이만큼 나와요»만 보여 주는 고음입니다. 곡의 흐름에서 떨어져 나온 고음은 실력이 아니라 소리 자랑으로 들립니다.

노래는 벌스에서 판가름 납니다

곡의 도입부, 즉 벌스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부르느냐가 먼저입니다. 벌스에서 음정·박자·호흡이 흔들리지 않고 이야기를 끌고 가야, 코러스에서 보여 주는 한 방이 힘을 가집니다. 벌스를 단단하게 깔고 코러스에서 터뜨리는 것, 이게 가장 좋은 그림입니다.

취미와 입시는 기준이 다릅니다

취미로 노래하시는 분이라면 노래방에서, 장기자랑에서 잘한다는 말을 듣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런데 평생 음악을 진로로 택한 입시생은 다릅니다. 교수님들은 고음이 잘 나온다고 «노래 잘하네» 하고 뽑지 않습니다. 이 학생에게 어떤 음악성이 있는지, 음악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하는지를 봅니다.

선생님이 시킨 대로만 부르는 노래

정말 많은 학생들이 선생님이 알려 준 대로만 노래합니다. 소리를 어디로 보내고 이 대목은 어떻게 불러야 한다고 배운 그대로를 재현하려고 합니다. 연습 때는 당연히 해 봐야 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익히는 것이 기본기입니다.

하지만 기본기는 기본기일 뿐입니다. 악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본인의 해석이 들어가지 않은 것은 음악이 아닙니다. 배운 것을 그대로 옮긴 노래에는 감동도, 이야기도 없습니다. 듣는 사람이 «이 친구는 어떤 학생일까» 궁금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표현력입니다. 기본기를 갖춘 위에서

저는 학생들에게 표현력에 집중하라고 말합니다. 물론 기본기는 당연한 전제입니다. 음정·박자·발성·호흡이 갖춰진 위에서, 이 곡을 내가 어떻게 해석했는지가 들려야 합니다. 심사위원이 궁금해하는 건 소리가 아니라 노래하는 사람입니다.

입시곡을 다시 들어 보세요. 후렴의 고음이 아니라 첫 소절부터요. 거기서부터 내 노래가 시작됩니다.

부천경희실용음악학원 원장이 20년 가까이 보컬 입시생을 지도하며 실기를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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